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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암] 극적으로 반응했던 설암 치료 이야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4-07-18 09:57 |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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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반응했던 설암 치료 이야기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입력 2024년 07월 08일 15: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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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영준 (37세, 설암 4기, 호주 거주)

작년 초, 그러니까 2023년부터 시작된 설암과의 싸움은 나의 운명이 생과 사에 갈림길에서 다시 삶으로 돌아온 여정이었다. 다시 숨을 쉬고,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나의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숨 쉬고, 먹고, 마시고, 이야기하는 평범한 현실이 다시 시작된 순간 삶은 감사함 그 자체였다. 혀에 생긴 조금만 염증이 궤양이 되고 암으로 발전하여 나의 입을 막고, 급기야 숨쉬기도 힘들어지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반대로 그 암이 사라지고 다시 원래의 건강으로 돌아오기까지도 잠깐이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고 나는 다시 태어나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그에 관한 이야기를 시간별로 그리고 치료받은 내용과 함께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

나는 2000년대 초에 가족과 함께 호주로 이민을 왔다. 학교도 이곳에서 다녔으며 암에 걸렸을 당시 의학을 공부하고 있었다. 중의학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한국으로 치면 한의학과 같은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졸업을 한 학기 정도 남겨둔 시점에 혀에 암이 생겼다. 2023년 초에 생긴 일이다. 흔히 설암으로 알려진 이병은 조금만 진행이 되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병이었고 나도 암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었으며, 말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혀에 처음 이상을 발견하고 두어 달 지난 시점에 암이 아닐지 하는 의심이 들었고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림프절까지 전이된 3기였다. 다른 부위와 달리 입안에 생긴 암은 조금만 크기가 커져도 생활에 큰 지장을 주었고 손쓸 겨를도 없이 그해 여름이 되었을 때 입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 생명 활동이 멈춰가고 있었다. 의학을 전공하고 있었기에 부모님께 얘기하지 않고 나름대로 치료를 시도했으나 상황은 파국으로 치달았고 결국 아버지에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나는 담담한 마음이었고 치료가 가능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아버지는 무척이나 충격이 커 보였다.

고민 끝에 결국 부모님 의견을 따라 함께 병원으로 향했다. 호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동네 1차 병원에서 진단 후 대학병원급의 전문병원으로 가야 했다. 사실 병원 방문 전에도 나름 한의학적 치료를 해왔다. 학교의 교수님으로부터 자연의학과 침구 치료 등을 받아왔지만, 치료를 시작했던 초기에는 큰 효과를 보였다. 통증이 줄고 암의 성장이 멈춘 듯 보였다. 그러나 한의학적 치료를 꾸준히 받았음에도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암은 다시 성장하였으며 상황은 점점 나빠졌다.

아버지와 함께 병원 방문 후 첫 진단에서 설암 3기 진단이 나왔다. 그리고 큰 병원에 방문하여 담당의가 정해졌고 치료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는데, 수술을 통해서 절제 후 몸의 다른 부위의 조직을 이식하여 복원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설명해 준다. 나는 그 당시 이미 다른 치료법을 시행 중이었으므로 이런 무모한 수술은 불가하다고 판단하였고, 지금 하는 한의학과 자연 의학적 치료를 고집하였다. 진단 당시 혀에 있는 암의 크기는 4㎝ X 1.4㎝였으며 림프절까지 전이된 3기였다. 내가 진행하던 치료가 있었기 때문에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는 미루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당의는 지금 빨리 손을 쓰지 않는다면 3개월 정도 지나 암이 더 커지면 숨을 쉴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고 그때는 너무 늦을 거라는 말을 전하는데, 나는 그저 담담하게 수술을 비롯한 표준치료를 잠시 뒤로 미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때가 2023년 9월의 일이다.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는 수술과 항암 그리고 방사선 치료인데, 수술은 혀의 반 정도를 절제 후 신체의 다른 근육조직을 이식하여 복원하는 수술이다. 말을 못 할 수도 있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며 항암과 방사선 치료 역시 심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치료법이다. 당시 학교에서 교수님과 진행하던 치료가 더 이상 진전이 없으면 받아도 늦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병원의 치료를 잠시 뒤로 미루었던 것이다. 현대의학적 표준치료는 나에게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이었던 것이다

당시 나의 치료는 주 2회 침구 치료를 하면서 한약을 복용했다. 처음엔 호전되는 것처럼 보여 이대로 꾸준히 노력하면 자연치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이 있었다. 그러나 한의학과 자연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지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 감기 증상이 생겼는데 그 후 컨디션이 점점 나빠지게 되었다. 그러고는 성장을 멈췄던 암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종양은 입천장에 닿았고 입천장에도 염증이 생겼고, 기도를 일부 막아 숨 쉬는 것도 불편해졌으며 음식도 야채수프, 현미죽, 두부 등 유동식만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12월이 되었을 때 말할 수 없게 되었으며 가족들과도 글로 의사소통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2024년이 시작되자 통증과 호흡이 너무 힘들어 아버지와 상의 후 비수술적 치료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작년 병원 진단을 받을 무렵 아버지는 한국의 티시바이오(Tcbio)라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었다. 이 회사는 아버지에게 광면역치료를 포함한 4종복합치료를 권했고, 그 당시 설암의 치료 사례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내가 좀 더 뒤로 미뤄둔 상황이었다. 당시 하던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자, 아버지와 함께 한국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올해 1월 24일 아픈 몸이지만 희망을 품고 한국에 들어왔다. 이제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은 커 갔고 몸도 안 좋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티시바이오 대표님은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보였고 우리가 입국하기 전에 이미 영상의학과에 예약을 해놓아 빠른 속도로 촬영과 검사를 마칠 수 있었다. 한국에서 검사 결과는 수술을 하기에 종양의 크기가 너무 커졌고 림프전이에 설암 4기로 종양이 조금만 더 자라면 기도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말고 수술 시기도 놓였다는 이야기를 영상의학과 원장님이 들려주었다. 절망적이었다.

우리는 일본에서 시행하는 4종복합치료를 바로 진행하기로 했다. 티시바이오라는 회사는 일본의 병원과 연계해서 그곳의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에이전시이다. 일본에서는 크게 4가지 치료를 중점적으로 받을 계획이었다. PDT(광면역치료)와 암 유전자치료, 그리고 IVR이라는 혈관내 치료, 그리고 부작용 없는 항암요법인 하이브리드 리포솜요법이다. IVR치료는 혈관을 통해서 미세한 관을 집어넣은 다음 암이 있는 위치까지 관을 연결하여 항암제와 유전자를 종양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정해진 3가지 치료를 받기 위해 다시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 오사카에 있는 린쿠메디컬 클리닉에 방문했다. 그때가 올해 2월 15일이다. 모든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었기에 하루도 허투루 지낼 수 없었는데, 다행히 티시바이오 대표님께서 일정을 최대한 빨리 잡아 주셔서 고마움을 느꼈다. 암이 커져서 숨도 쉴 수 없는 상황인데 나를 도와주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첫날 치료 후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입천장에 닿아 있던 종양이 약간 내려앉은 것 같았고, 둘째 날은 호흡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숨쉬기가 편해지니 잠을 푹 잘 수 있었고 치료 전에는 극도로 쇠약해진 몸 때문에 항암치료를 견딜 수 있을지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약간의 피로감 빼고는 부작용을 거의 느끼지 못했다. 보통 1사이클 치료 후 4주에 MRI를 찍어 확인 후 치료 하는 일정인데 당시 상황이 긴박했고 아버지께서 일본 의료진에게 4주 전에 치료를 바로 하는 것은 말했고 의료진도 환자가 1차 치료 후 자각증세가 호전되는 것을 느낀다면 치료가 잘 되고 있기에 바로 2차 치료를 진행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렇게 열흘 정도 일본에서 치료가 끝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도 씹을 수 있게 되었고 통증도 점차 완화되는 게 느껴졌다. 먹는 음식량도 늘었으며 체력도 올라왔다. 몸의 변화가 생기니 이 치료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3월 4일부터 3월 13일까지 일본에서 2차 치료를 받았다. 2차 치료 전에 일본병원에서 CT 검사를 했는데 종양의 크기가 기존에 비해서 반으로 줄었다는 말씀을 의료진이 전해준다. 내심 기쁜 마음이었고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이 더욱 강해졌다. 2차 치료를 받는 중에 이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전에는 혀가 움직이지 않아 말을 할 수 없어 글로 소통했는데 말을 할 수 있게 되니 세상 모든 게 편해졌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느껴왔던 통증도 2차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사라졌다. 미세하게 느낌은 있었지만, 그 전에 비하면 이런 통증은 매우 가벼운 것이었다. 항암치료에 대한 부작용 때문에 걱정이 있었는데, 기우였다는 게 치료를 받으면서 알 수 있었다. 아무런 부작용 없이 종양은 사라졌고 종양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살이 돋았다. 2차 치료 후 기분도 좋아졌으며 통증이 사라지니 모든 일상이 평화로워졌고 식욕도 왕성해졌다. 그동안 유동식 위주의 식사를 했지만 이제 무엇이든 내가 고르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2차 치료가 끝나고 지난 4월 8일 MRI를 찍었는데, 영상의학과 담당의가 많이 놀라워하며 너무 극적으로 종양이 줄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희미한 형태로 2㎝ X 1㎝ 크기로 줄었다며 이 정도 크기면 수술이나 방사선으로 마무리하는 일반적 치료 방법이라고 덧붙여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나 방사선이나 수술은 부작용이 무척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용적으로 부담이 있었지만, 일본에서 받는 치료를 한 번 더 받기로 결정하였다. 세 번째 치료였다. 일본에서 3차 치료는 4월 16일부터 열흘 정도 진행되었다. 역시 큰 부작용 없이 마무리되었으며 몸 상태는 이제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3차 치료가 끝나고 5월 24일 다시 MRI를 찍었는데 일본의 주치의에 따르면 영상으로 보았을 때 종양은 안 보인다는 말을 들려주었다. 담담하게 그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심으로는 무척 기뻤으며 아버지와 함께 이 기쁨을 같이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올 초 한국에 들어와 일본을 오가며 대략 4개월간 치료를 받았으며 그 결과는 완치였다. 완치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가족들, 나를 돌봐준 의료진, 티시바이오 대표님을 비롯한 직원들 등등 잊을 수 없는 분들이다.

물론 나는 극적인 치료 사례의 하나일 수도 있다. 암은 수술, 항암, 방사선 등의 표준치료가 주 치료법이지만 암의 종류와 병기 그리고 환자의 상황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표준치료는 필연적으로 극심한 부작용을 동반한다. 그러나 내가 받은 광면역치료, 유전자치료, IVR, 하이브리드 리포솜요법 등은 부작용이 거의 없었으며 치료 3개월 만에 완치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짧은 기간 동안 치료가 이루어졌으며 결과가 바로 확인될 만큼 빠르게 반응했다. 단 한 번도 증세가 악화하거나 힘든 적도 없었다. 대단한 치료라고 생각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가 생길 수 있다는 게 암과 투병하는 분들에게는 큰 희망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목 위에 생기는 암은 작은 크기로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이런 분들이라면 한국의 티시바이오와 협력해서 치료하는 일본의 최신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국에 조금 더 머물다 호주로 돌아 가면 다시 학부에 복귀해서 투병 때문에 멈추었던 의학 공부를 할 것이다. 한 학기만 다니면 졸업이다. 그리고 지금의 경험을 잊지 않고 아픈 분들을 보살피는 의사의 삶을 살아갈 것이다. 모두에게 감사한 지금의 이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며. 


기사출처 : 월간암